하루 종일 이어진 소음과 빠듯한 일정에 마음이 지친 날이었다. 겨우 점심시간에 커피 한 잔으로 숨을 돌렸지만 여전히 무거운 기분이 가시지 않았다. 퇴근 후 피곤에 절어 침대에 엎드려 있던 나는 문득 찬장 한구석에서 노란 빛깔의 옥수수 통조림을 발견했다. “이제 곡식 한 줌으로라도 위로받고 싶다”는 생각이 들었다. 포근한 빵 냄새가 부엌 가득 퍼지면 하루를 다시 살아낼 힘이 생길 것 같았다.
나는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부엌으로 나아갔다. 길고 긴 하루의 무게가 등을 누르고 있었지만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는 작은 기대가 숨어 있었다.
어릴 적 주말마다 엄마가 해주시던 콘치즈 토스트가 떠올랐다. 바삭하게 구운 식빵 위로 고소한 치즈가 녹아내리고, 그 위에 톡톡 터지는 달콤한 옥수수알이 올려지면 마음 한구석까지 포근해지곤 했다. 어린 시절의 그 소중한 기억이 내 가슴속에서 따뜻한 노을처럼 피어올랐다. 왜 그토록 콘치즈 스콘을 만들고 싶었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. 그리움에 눈이 촉촉해졌지만, 오랫동안 잊고 있던 기쁨의 맛이 코끝에 살아나는 기분이었다.
지금 이 순간에도 콘치즈 스콘의 쫄깃함과 달콤함이 마치 옛 추억 속 그 빵이 손끝에 생생히 되살아난 것 같았다.
이 콘치즈 스콘 레시피는 옥수수의 달콤함과 치즈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달콤 짭짤한 맛이 특징이다. 재료를 섞고 반죽하는 과정 자체가 마치 작지만 소중한 힐링 타임 같았다. 이제 이 따스한 위로의 레시피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보자.
비 내리는 오후나 늦은 밤, 부엌에 퍼지는 빵 굽는 냄새는 그 무엇보다 따뜻하게 느껴진다. 창밖에서 빗소리나 바람 소리가 들려올 때면 마치 나를 위해 노래를 불러주는 듯하다.
필요한 재료
- 밀가루 200g
- 베이킹파우더 2작은술
- 설탕 1큰술, 소금 한 꼬집
- 차가운 버터 50g
- 체다치즈 50g (곱게 간 것)
- 옥수수 통조림 1컵 (약 100g)
- 우유 100ml
레시피 팁과 변형
- 옥수수는 통조림 대신 삶은 옥수수를 사용해도 달콤함이 더 진해진다.
- 반죽에 파슬리나 로즈메리 같은 허브를 약간 넣으면 풍미가 더욱 깊어지고 고급스러워진다.
- 레몬차 대신 따뜻한 우유나 커피 한 잔과 함께 즐겨도 잘 어울린다.
- 버터는 차갑게 준비해야 한다.
만드는 법
- 오븐을 180도로 예열하고, 큰 볼에 밀가루와 베이킹파우더를 체에 내려 담는다. 설탕과 소금을 더한 하얀 가루들이 햇빛을 받아 눈꽃처럼 반짝인다.
- 차가운 버터를 작은 덩어리로 썰어 넣는다. 부드러운 가루와 차가운 버터가 손끝에서 부스러지며 결을 이루자, 마음이 차분해진다.
- 곱게 간 체다치즈와 옥수수 알갱이를 넣고 살살 섞는다. 노란 콘 알갱이와 하얀 가루 사이로 봄날 햇살이 비치듯 빛난다. 톡톡 터지는 옥수수마다 어릴 적 엄마의 손길이 스며든 듯하다.
- 우유를 부어 반죽을 완성한다. 살짝 질퍽거리는 반죽을 손으로 부드럽게 뭉치자, 차가운 손끝에 따스함이 전해진다. 반죽은 마치 잔잔한 바람에 흩날리는 모래성처럼 부드럽고 포근했다.
- 반죽을 적당한 크기로 떼어 납작한 스콘 모양으로 만들고, 베이킹 트레이에 올린다. 예열된 오븐에 트레이를 넣고 12~15분 동안 구워준다. 오븐 속에서 퍼지는 고소한 빵 냄새가 주방 구석구석을 따스하게 감싼다.
- 굽는 동안 부엌 창밖을 내다보면 늦가을 노을이 부엌을 붉게 물들인다. 고요한 시간 속에서 오븐 안의 스콘이 사그락 부풀어 오르는 소리가 고운 클래식 선율처럼 마음속으로 스며든다.
- 스콘이 노릇노릇 구워지면 오븐에서 꺼내 식힘망 위에 올린다. 황금빛 겉면이 반짝이는 스콘을 보며, 마치 작은 우주를 손끝에서 피워낸 듯 놀라움과 기쁨이 밀려온다.
오븐 문을 살짝 열고 갓 구운 스콘을 꺼내 보았다. 겉은 바삭했지만 속은 버터와 우유의 부드러운 촉촉함으로 가득했다. 한 조각을 집어 들고 베어 물자, 치즈가 살짝 녹아내리며 알알이 터지는 옥수수의 달콤함이 입안 가득 퍼졌다.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풍미가 차갑게 얼어있던 마음 깊숙이 스며들었다.
스콘과 함께 마신 레몬차 한 모금은 그날의 작은 사치였다. 따뜻한 스콘 한 입 한입을 음미할 때마다 손끝까지 퍼지는 온기는 마치 작은 손난로 같았다. 고요한 저녁, 부엌 한구석에 놓인 작은 다과상이 세상을 따스하게 비추는 등불처럼 느껴졌다. 작은 위로가 차곡차곡 쌓여 어둠 속에서도 삶에 대한 한 줄기 희망이 반짝였다. 달콤한 콘치즈 스콘 한 조각으로 나는 충분히 행복했다.
깊어가는 밤, 창밖 별빛 아래에서 나는 마치 드넓은 바다를 항해하던 작은 배가 따뜻한 항구를 찾은 듯 포근한 안도감을 느꼈다. 이렇게 마음속 고요한 응원이 내일의 나를 다시 웃게 해 줄 것만 같았다.
포근한 이불 위에 누워 오늘의 소소한 행복을 되새겼다. 식탁 위에는 아직도 스콘 부스러기와 레몬차 잔이 남아 있었다. 하루를 위로해 준 이 모든 순간에게 고마움을 속삭이며, 나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.
모든 색과 향, 소리가 어느새 내 안에 작은 이야기가 되어 쌓였다. 이 작은 행복이 내일을 위한 다정한 응원이 되리라 믿는다.
꿈을 꾸며 나는 미소 짓고 잠에 들었다.